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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간단 무결점 레시피

하면 되는 초간단 레시피 / 캔디드 피칸 (피칸 강정)

나의 최애 3대 견과류는 살짝 볶은 마카다미아, 역시 살짝 볶은 캐슈, 그리고 캔디 피칸 이다.
오늘은 그 셋 중에 캔디 피칸을 (처음으로) 만들어 보기로 했다.

할 줄 모르는 음식을 만들 때는? 유튜브, 블로그부터 검색한다.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드는 레시피를 찾는다.
백만 구독자를 지닌 친절한 인상의 유튜버의 레시피로 낙점했다.
피칸 1컵에 황설탕 1컵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피칸 한 봉지에 1,3000 원, 황설탕 한봉지에 8,000원인데, 한컵씩 덜어내니 절반도 안남았다. 여태 처음 해본 레시피 중에 성공 확률은 2프로 이하… 그러나 디저트는 계량이 아주 중요하다구! 가즈아~


유튜브를 찍기 위해 카메라를 세팅하고 레시피 모든 스텝을 머릿속으로 복기한 뒤 드디어 조리 시작!

황설탕, 시나몬, 소금, 물을 냄비에 넣고 끓인다.
피칸을 넣고 골고루 저은 다음 뚜껑을 닫고 1분 정도 더 익힌다.
미리 준비해둔 유산지 위에 재빠르게 피칸을 올려 식힌다.

피칸을 식히면서 맛을 상상한다. 아주 얇고 단단한 캔디로 코팅된 피칸을 베어물면 피칸의 구수한 맛이 나고 (첫 노트), 그걸 씹으면 달콤한 캔디의 맛이 구수함과 어우러진다.

십분쯤 흘렀을까, 더 이상 못 참겠어서 한 입 베어문다.
집을 때부터 좀 끈적인다 했는데 아주 얇은 캔디 코팅이 아니라 피칸 두께만한 카라멜 점성의 무엇인가가 이빨에 바로 달라 붙는다. 씹을 수록 어금니에 딱 붙어서 떨어지질 않는다. 재빠르게 물을 뎁혀 마시며 이에 붙은 카라멜(?)을 녹였다.

이 레시피로 만든 피칸을 두 명에게 먹여 보았다. 한 명은 먹고나면 바로 양치질 해야할 것 같은 느낌 이라고 하고, 다른 한 명은 맛있단다. 두번째 사람은 맛없다고 한 적이 거의 없다 (감사합니다… 그러나 당신의 평가는 믿기가 힘듭니다…)

잘못된 레시피 (레시피 탓을 하기로 마음먹음) 로 만원 이상의 원료를 버린 나는 매우 기분이 나빴다.

여기서 끝낼 수는 없지. 아직 실패의 기억이 생생할 때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
다시 1단계, 레시피 검색에 돌입한다. 이번에는 유튜버 말고 블로거의 레시피, 그것도 별점이 높고 많은 사람이 리뷰를 한 레시피 중에 쉬우면서도 설탕을 소량만 사용하는 걸로 골랐다.

황설탕 1컵을 쓰라는 처음 레시피와는 달리 이 레시피는 똑같은 피칸 1컵을 쓰지만 설탕은 첫 레시피의 10%도 안되는 1 ½ 테이블스푼을 쓰란다. 그것 뿐 아니라 만드는 법도 다르다.

1. 황설탕, 소금, 바닐라, 물을 그릇에 넣고 섞는다 (설탕 믹스)

2. 피칸을 냄비에 넣고 중불에 2-3분 정도 익힌다 (중간에 좀 저어 주면서)

3. 그 다음 준비해둔 설탕 믹스를 냄비 안의 피칸 위에 골고루 뿌려준다 (뿌릴때 피칸을 계속 저어준다)
4. 피칸이 설탕 믹스로 코팅이 될 때까지 15 정도 빠르게 저어준다. 코팅이 됬다 싶으면 바로 냄비를 불에서 내린다. (안그러면 설탕이 탐)
5. 준비해둔 베이킹 시트에 피칸을 올리고 식힌다. (서로 엉겨붙지 않게 피칸 끼리 사이를 두고 올린다)

결과는? 대성공!!
친구에게 한번 더 먹어보라고 했더니 맛있다고 하나 더 먹는다.

오늘의 교훈
- 처음 하는 레시피는 재료를 최소로 사용하는 레시피로 고른다
- 백만 유뷰버 레시피 보다 좋은 리뷰가 많이 쌓인 블로그 레시피를 따른다

여러분은 견과류 중에 무엇이 제일 좋은가요?